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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박연주 님 참고하세요 조명연(마태오)신부님 묵상 글입니다.
작성자   :   한용수 미카엘 등록일 2013-01-05 조회수 1569
제1독서 1요한 3,7-10
복음 요한 1,35-42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립공원의 요세미터(The yosemite fund)라는 곳에 가면 굉장히 큰 나무들을 볼 수가 있다고 합니다. 글쎄 어른 열 사람이 손을 뻗어 둘레를 돌아도 다 두르지 못할 만큼 굵기가 대단한 2천년 된 나무가 있답니다. 한번은 그렇게 커다란 나무가 폭풍우에 잘려서 쓰러졌는데 그때 식물학자들은 나무의 잘린 단면을 보고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하네요. 나무의 나이테 때문이었습니다. 이 나이테에는 그 나무가 살아온 내력이 다 적혀 있다고 하지요. 몇 년도에 홍수가 있었고, 몇 년도에 폭풍이 있었는지, 그 세월의 흔적을 나이테는 고스란히 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인간들도 똑같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우리 인간의 영혼에도 많은 사연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 영혼의 나이테에 어떤 것을 기록하겠습니까? 나쁜 기록이 아닌 좋은 기록들을 남겨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 기록은 과거에 남겨졌던 것도 아니고, 또한 미래에 남길 것도 아닙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남겨야 할 기록이라는 것이지요. 어떤 책에서 읽은 구절을 하나 소개합니다.

“지금 이 순간은 나에게 가장 경험이 풍부한 시간이다. 지금 이 순간은 나에게 살 시간이 가장 많이 남은 순간이다. 지금 이 순간은 나에겐 가장 젊은 순간이다.”

어떻습니까? 정말로 맞는 말이 아닐까요? 과거를 되짚어보고, 또 미래를 살펴봐도 분명히 맞는 말입니다. 결국 문제는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살지 못하고 그래서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우리들 자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삶, 나중에 내 영혼의 나이테를 들고 주님 앞에 섰을 때 과연 고개를 뻣뻣이 들 수 있을까요?

요한의 두 제자가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아주 간단합니다.

“와서 보아라.”

제자들의 질문은 단순히 예수님께서 묵는 숙소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어떤 분인지를 알고 싶다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에 따른 예수님의 말씀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즉, 제자들이 직접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의 활동으로만 알 수 있다는 의미로 ‘와서 보아라.’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이 질문과 이 대답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계속됩니다. 우리는 주님을 알고 싶다고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주님께서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와서 보아라.”라면서 지금 당장 믿음과 적극적인 사랑의 실천을 행해야 할 것을 명하시는 것입니다.

과거의 일회적인 행동으로 충만하지 않습니다. 또한 앞으로 할 것이라고 계획만 세우는 것 역시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계속해서 실천하는 우리의 모습만이 내 영혼의 나이테를 아름답게 만들 것이며, 먼 훗날 주님 앞에 기쁜 마음으로 떳떳이 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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