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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0 아버지의 죽음과 우도 성인에 대한 기도 (김경희 루치아 수녀님 사순특강 6 중)
작성자   :   남석우 등록일 2013-03-24 조회수 2221

(2013년 3월 22일 김경희 루치아 수녀님 사순특강 6 ‘기도 생활’ 강의 중 말씀하셨던 '아버지 죽음을 앞두고 기도하심' 부분이 이미 인터넷에 공개된 것이 있어 올립니다.)

 

주님께서 나인이라는 동네 과부의 아들이 죽은 것을 보시고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 그 과부의 아들을 살려주십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제 아버지의 죽음을 생각합니다.

 

아버지는 70평생 냉담하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셨습니다. 어느 날 아침을 먹고 있는데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가 임종하시려고 하니 빨리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달려가 보니 말씀도 못하시고 겨우 숨만 쉬고 계셨습니다.

 

지난밤 병자성사를 받으셨는데 노자성체도 넘어가지 않아 신부님이 영하고 가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신부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아 신부님께서 마지막 강복을 해주고 가셨다는 겁니다.

 

이렇게 아버지가 임종을 맞으면 하느님 나라에 가지 못할 것 같아 열심한 자매님 몇 분께 아버지의 선종기도를 부탁하고, 아는 신부님·수녀님께도 기도를 부탁드렸습니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계신 아버지를 위해 어떤 기도가 가장 힘이 있을까 생각하다 우도가 생각났습니다.

 

예수께서 돌아가실 때 우도는 예수님의 자비를 입어 천국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우도 성인님, 당신처럼 우리 아버지도 예수님의 자비를 입을 수 있도록 전구하여 주십시오. 예수님, 우리 아버지에게 우도의 축복을 내려주십시오하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렇게 기도하는 동안 아버지는 한마디도 못하셨지만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흘렀습니다. 회개의 눈물 같았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기도하고 가시면서 이 노인네 오늘 돌아가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마침 그날이 금요일이라 장례미사도 못할 것 같았습니다.

 

평생 냉담하셔서 미사 은혜를 받지 못했는데 장례미사까지 못하게 되면 안 될 것 같아 아버지의 귀에 대고 아버지, 하루만 참으세요. 월요일 장례미사는 꼭 하셔야 합니다하고 큰소리로 말씀드리고 나서 기도를 계속했습니다.

 

10시가 되었습니다. 2시간만 기도로 아버지를 붙잡고 있으면 장례미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모두 안방에 모여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묵주기도를 하는 동안 성모님께서 오셔서 아버지의 70평생 묻은 때를 다 닦아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월요일 장례미사를 하는 동안 이 세상 삶을 마치고 가는 저희 아버지께 하느님께서 크신 자비로 이 세상 모든 근심 걱정에서 해방시켜 주시고, 하느님 나라로 초대해 주시는 기쁨에 저는 장례미사 내내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김경희 루치아 수녀 (한국순교복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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